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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냉동 돼지고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산 냉장 돼지고기보다도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이베리코. 심지어 최근에는 수입산 소고기보다도 비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도대체 왜 이베리코는 비싼걸까요?

#1 공급 부족: 전 세계 유일, 스페인에서만 자라는 희귀종

*출처: Worldatlas

*출처: Worldatlas

이베리코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위치한 이베리아 반도에서만 자랍니다. 따라서, 다른 대부분의 돼지 품종은 세계 각국으로 널리 퍼져있는 것에 비해 이베리코는 그 자체로 희소성을 갖출 수밖에 없습니다.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높은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적으니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겠죠?

#2 높은 원가: 일반 돼지보다 훨씬 더 오래 살고, 더 많이 먹어서

돼지를 기르는 데 드는 비용 중 가장 큰 비용은 뭘까요? 바로 “사료” 입니다. 아래 통계청 조사결과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사료비가 돼지고기 원가의 50~60%를 차지한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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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돼지라고 불리는 우리가 흔히 먹는 돼지는 보통 6개월 사육 후에 도축합니다. 반면 이베리코는 스페인의 법령으로 정해진 기준에 따라 관리하기 때문에 기본 등급인 ‘세보’는 최소 10개월, 흔히 도토리 먹고 자연방목으로 키운다고 알려진 최고등급 베요타의 경우 최소 14개월 이상을 반드시 길러야 합니다.

돼지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사료를 먹여줘야 하고, 또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돼지도 나이가 먹을수록 몸도 커지고 더 많이 먹기 때문에, 돼지가 오래 살면 살 수록 원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이야기에요.

#3 엄격한 관리: 모든 이베리코가 ‘이베리코’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이베리코 관련 스페인 칙령 BOE-A-2014-318의 이베리코 등급 규정. Articulo 6부터 발췌

이베리코 관련 스페인 칙령 BOE-A-2014-318의 이베리코 등급 규정. Articulo 6부터 발췌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신다면, 당연히 최고의 맛과 서비스를 기대하시게 되겠죠? 이베리코도 마찬가지로 ”전 세계 최고급 돼지“인 만큼, 품질관리를 정말 엄격히 하고 있어요. 이게 단순히 ‘열심히 한다’ 수준이 아니라, 애초에 정해진 기준을 충족을 못 시키면 ‘이베리코’라는 이름을 쓸 수 없게 하고 있을 정도로 엄격해요.

우리나라로 치면 법령인 스페인 왕실 칙령에도 ‘이베리코’라는 품종을 인정받으려면, 그리고 세보, 세보 데 캄포, 베요타라는 등급을 인정받으려면 어떤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는지를 아주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으며, 실제로 도축된 이베리코가 이 기준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심사하는 기관들도 있어요.

그래서 이베리코를 만드는 업체들도 이 심사를 받기 위해 서류 등 여러가지 준비를 해야하고 비용도 발생하게 돼요. 또 심사에 떨어진 이베리코들은 이베리코로 팔 수 없는 만큼 업체 입장에서는 그만큼 손실이 발생되게 되고, 이런 부분까지 모두 감안해서 원가를 측정하다보니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죠.

#4 넘치는 수요: 한국을 넘어, 글로벌하게 싸워서 이겨야 얻을 수 있는 이베리코

*출처: gurusuguri.com. 옆나라 일본에서는 이베리코 삼겹살을 얇게 썰어 샤브샤브로 먹습니다.

*출처: gurusuguri.com. 옆나라 일본에서는 이베리코 삼겹살을 얇게 썰어 샤브샤브로 먹습니다.

아무리 나라가 다르고 식문화가 달라도 ‘맛있는 고기’에 대한 기준은 다들 비슷한 걸까요? 전 세계적으로 이베리코의 고기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요. 2010년대 중반에 한국에서도 폭발적으로 이베리코가 유행했던것과 비슷하게, 최근에는 중국을 넘어 대만에서까지 인기가 폭증하고 있고,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에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수요가 나오고 있다고 해요.

치킨 맛을 한번 봐 버린 사람이 치킨 포기하고 못 살듯, 이베리코도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알기 시작하고 맛보기 시작하면서 계속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요. 그러나 이베리코의 연간 생산량은 거의 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베리코 가격은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는 의견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