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요가 스페인 현지 공장에서 촬영한 하몽 공장 내부 모습. 잘 보시면 돼지 발목에 색깔이 붙은 태그가 붙어있습니다.

돈이요가 스페인 현지 공장에서 촬영한 하몽 공장 내부 모습. 잘 보시면 돼지 발목에 색깔이 붙은 태그가 붙어있습니다.

이베리코가 일반 돼지고기와는 다르게 공식적인 ‘등급’이 존재한다는 사실, 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거에요. 대략적으로 세보, 세보 데 캄포, 베요타 등 등급이 있다는 사실은 아셔도,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에 의해서 나뉘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아시는 분은 거의 드뭅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스페인의 이베리코 관련 기준 중에서 가장 최상위 근거가 되는 스페인 왕실 칙령(칙령이라는 말이 어려우니, 이하 “법령”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에 근거해, 스페인어로 된 본문을 직접 살펴보면서 ‘진짜배기’ 등급 기준을 알아볼 거에요.

시작하기 전에, 팩트 체크 2가지 먼저!

팩트 1: 품종과 등급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흔히 한국에서 이베리코 등급을 나눌 때, 블랙, 레드라벨 등 색상에 근거해서 최상위는 100% 베요타, 그다음 베요타, 세보데 캄포, 세보 등으로 등급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면, 마치 “100% 베요타”라는 것이 하나의 등급이름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러나 스페인 법령에서 이베리코는 (1)품종, (2)등급 두 가지를 완전히 구분해서 기준을 매기고 있어요. 한번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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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간단히 살펴보면 (1)섭식과 관리 항목에 “베요타”, “세보 데 캄포”, “세보” 세 가지로 나뉘고, (2)품종 항목에 100% 이베리코, 이베리코, 그리고 추가로 75% 이베리코로 나뉘지, 이게 “100%베요타” 이런식으로 나뉘는게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따라서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예를 들면 “100% 세보”, “75% 베요타”, “50% 베요타”도 가능합니다.

팩트 2: ‘라벨의 색상’ 은 하몽에만 매겨지는 개념이다

저희 돈이요 고객님들 중에서도 이베리코를 잘 아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 중에서 고객님께서 저희가 판매하는 이베리코 고기의 등급을 “레드라벨 맞나요?” “블랙라벨 맞나요?” 라고 여쭤보시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하겐 틀린 말씀. 스페인 법령에 라벨 색상은 “하몽과 팔레타” 제품에만 해당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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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스페인 법령 CAPTULO IV-Artículo 9의 3 조항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을 해석해보자면 다음과 같아요.

스페인어 원문: En el matadero los jamones y paletas de cada lote de productos obtenidos de animales sacrificados a partir de la entrada en vigor del presente Real decreto, se identificarán, con un precinto inviolable que será de distinto color para cada denominación de venta:

한국어 번역 도축장에서 본 칙령이 발효된 이후 도축된 동물로부터 얻은 각 배치(Batch)의 Jamón(하몽, 뒷다리)와 Paleta(팔레타, 앞다리) 제품들은 각 상품 라벨에 따라 색상이 서로 다르며 훼손될 수 없는 형태의 식별지를 통해 구분됩니다.

말이 어렵지만 쉽게 정리하자면 이베리코 돼지의 앞다리, 뒷다리에는 반드시 색상이 표시된, 동시에 운반 과정이나 여러 과정에서 훼손되지 않는 ‘태그’를 부착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스페인 법령 전체에서 이 부분을 제외하면 ‘라벨 색상’을 언급하는 부분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즉, 이 ‘라벨 색상’이야기는 우리가 소위 말하는 “하몽”에 국한된 이야기인거죠.

실제로 이베리코 정육공장을 가보면, 각 부위를 발라내는 정육가공 전의 지육(carcass)상태에서 이미 각 등급의 색상 라벨이 발목 부분에 붙어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 상태로 수 년간의 하몽 숙성과정을 거치고, 심지어 완성제품에도 그대로 이 색상 라벨이 붙어있게 됩니다. 고객들이 ‘이게 무슨 등급이구나’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죠.